부동산 산업 그리고 ESG라는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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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눔휴텍 댓글 0건 조회 654회 작성일 22-07-06 16:24본문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할의 책임이 있는 부동산
부동산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고객과의 스킨십이 잦은 소비재 산업과 달리 부동산 산업은 언뜻 ESG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부동(不動)’한 건축물에서 무슨 수로 ESG 경영을 펼쳐 나간다는 말인가.
건설 환경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0% 상당의 책임이 있다는 분석에 주목해보자. 부동산 업계가 보다 선제적으로 ESG 경영에 앞장서야 할 때이다.
먼저 건설 환경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0% 상당의 책임이 있다는 분석에 주목해보자. 부동산이 지구 환경에 가하고 있는 영향은 결코 ‘부동’하지 않다. 현대인이 하루의 대부분을 건축물에서 근무하고 생활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부동산 산업에서 ESG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하는 중요 과업이 되어야 마땅하다.
부동산 산업의 ESG 내재화를 추동하는 주된 요소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투자자, 기업, 지역사회, 정부이다.
공제회, 연기금 등 이른바 기관투자자들은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 대상을 물색한다. 주식, 채권뿐 아니라 대체투자에서도 보다 긴 호흡으로 시장에 접근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투자 대상으로서의 부동산은 수년 내의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대상이 아닌, 보다 친환경적이고 테넌트(tenant) 및 지역사회에 긍정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자산이어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네덜란드 공적연금(ABP), 일본 공적연금펀드(GPIF)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도 ESG를 주요한 투자 원칙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대체투자 측면에서도 장기 투자의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기업의 임직원 중 특히 MZ세대 직원들은 미국 그린빌딩위원회(USGBC, US Green Building Council)의 리드(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와 같은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은 곳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는 인재 채용과도 연동되는 사안이다. 최근에는 건물 자체의 친환경성을 넘어 입주자의 ‘웰빙’까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국제웰빌딩연구원(IWBI, International WELL Building Institute)의 웰(WELL)과 같은 ‘건강 건축’ 인증제도가 이에 해당한다.
그린빌딩은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인 선택안이 될 수 있다. 영국 보험사 푸르덴셜생명 계열 부동산 투자회사인 M&G리얼이스테이트에 따르면, 지속 가능한 친환경 빌딩이 운영 비용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지만 종국에는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임대 수입을 거두게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친환경 건물에 초기 투자를 늘리는 것이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기존 건물들보다 우수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제도적으로도 용적률과 세제 등에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해 부동산 산업이 보다 ESG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간혹 어떤 정책이 누군가에게는 ‘규제’로 불리기도, ‘인센티브’로 불리기도 할 테지만 말이다. 가령 기업의 비재무정보 공시 의무를 강화하고,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의 실질적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는 등의 섬세한 노력이 요구된다.
여전히 한국에서는 ‘부동산’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썩 긍정적이지 않다. 가치중립적이어야 할 세 글자에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갈등과 논란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리에게 다양한 효익을 가져다주는 ‘공간’을 제공함에도, 부동산 산업에 대한 이미지는 ‘부동’ 그 자체다. 부동산 업계가 보다 선제적으로 ESG 경영에 앞장서야 할 때이다. 이는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ESG라는 기회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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